시두르구: 내 얘기는 전에도 했을 텐데.
그것 말고도 다른 게 궁금하다면……
내 스승님 얘기를 하는 게 좋겠군.
시두르구: 내 스승님은 위대한 암흑기사셨다.
스승님께서 생명을 구한 이름 없는 자들은 수십, 수백……
아무튼, 셀 수도 없을 정도지.
시두르구: 스승님은 살해당할 뻔한 나를 구해주신 데다
암흑검을 배우고 싶다는 내 부탁에도 진지하게 응해주셨다.
……뭐든 과장하는 경향이 있는 분이긴 했지만.
시두르구: 스승님께서 날 거두신 후, 프레이도 바로 내 후배로 들어왔다.
내가 분노와 힘으로 타오르는 불꽃과 같다면
녀석은 잔잔한 호수와 같다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셨지…….
시두르구: 나와 프레이는 약자를 수호할 것을 소망했고
그 과정에서 둘 중 하나가 쓰러지더라도
절대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.
시두르구: 그러니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.
지금 내게 주어진 임무…… 생명을……
반드시 지켜내고 말 것이다.
시두르구: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'최초의 암흑기사' 이야기로 귀결된다.
……그 사람은 누구보다 정의감이 강한 기사였지.
시두르구: 그런데 어느 날, 빈민 아이들을 희롱하던 사제를 베어 죽인 일로
당국은 그에게 성직자를 살해한 죄를 묻게 되었다.
시두르구: 사람들은 그를 '암흑'의 길에 물든 자라며 매도했다.
하지만 본인은 당당했어. '암흑기사'라 부르고 싶으면 부르라고,
자기는 그 이름을 명예롭게 생각한다며 큰소리쳤지.
시두르구: 게다가 결투재판에서도 멋지게 승리를 거머쥐었어.
그로 인해 처형은 면했지만, 결국 권력자의 계략에 빠져
작위와 영지, 기사의 증표인 문장을 빼앗겼다.
시두르구: 그는 그 후 문장이 그려진 방패를 버리고
검 한 자루만을 들고 약자의 편에 서서 끝까지 싸웠다.
그 뜻을 이어 스스로 업을 짊어진 자…… 그것이 암흑기사다.
시두르구: 역대 암흑기사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
타인을 수호하는 존재이면서도
굳이 "방패를 버리고 검만으로 싸우는" 기술을 발전시켰다.
시두르구: 방패 대신 자신의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는
어두운 감정을 힘으로 바꿔서 말이야.
그것이 암흑기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'암흑'의 힘이다.